가수: 김광석
노래: 서른 즈음에
앨범: 김광석 네번째 (1994)
2시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지하철 1호선을 타며 김훈의 "현의 노래"를 읽었다. 그의 소설 속 인간은 그토록 자연적이었고 추했고 불쌍했다. 자연스럽게 나고 죽었다.
요즘 나는 말을 씹어삼키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. 아니 배운다기보다는 스스로 터득하고 있다. 나이를 먹는 것은 곧 비루해짐이었던 것인가. 세상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때가 지난 자리에 남은 것은 지독한 무력감뿐이었다. 이럴 줄 알았으면 나이 따위 먹지 말 걸 그랬다, 하고 되뇌어보다가 그만 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. 매일 밤마다 멀어져가는 하루와 이별하며 나는 일출만큼이나 확실히 다가올 다음 날을, 서른을, 마흔을 두려워하고 있다.
단순해서 확실한 멜로디에 아름다운 노랫말이지만 김광석의 저 목소리, 저 목소리가 아니었더라면 이 노래가 그토록 사랑받지는 못했을 것이다. 분명 다 같은 목소리일텐데 김광석의 그것만은 귓바퀴를 지나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정수리를 뚫고 뇌 속에 곧바로 들이박히는 것은 왜일까. 어떤 업보를 지고 죽어 태어났길래 저러한 떨림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.
독작獨酌하고 싶어지는 밤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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